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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함 뒤에 공허함

섬섬옥수수씨 2022. 7. 17.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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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
늘 생각한다. 너무 지루하다고.
그 지루함이 정도를 넘어서 우울함으로 빠지려고 할때면 시도하는 것들이 있다.

늘 다니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보거나
새로운 노선의 버스를 타보거나
평소에 입지 않던 옷을 꺼내 입어본다.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재미있는 불량식품 장난감을 사거나
생활에 필요하다는 핑계로 소소하게 인터넷 쇼핑을 한다.
진짜진짜 폭발하는 날엔
오늘 하루 고생했다며 배달음식을 시켜먹기도 하고
체력이 괜찮은 날엔 혼자 코인노래방을 간다.
뜨신 물로 몸을 데우고 향기나는 바디샤워로 개운하게 목욕을 한다.
아주 작지만 존재감있는 시도들이다.

그렇게 버티고 버텨봤지만 마음의 공백은 채워지지 않았다.
어느날 일을 저질러버리고 말았다.
늘 챙겨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촬영 신청 메일을 보내버린 것이다.
그 순간은 너무너무 재밌고 즐거웠다.
잠깐 새로운 것으로 마음을 환기시키면 다시 생기가 돋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어쩐지 그 뒤에 오는 시간들은 더 공허해져버렸다.

어렸을땐 몰랐는데 사회생활을 하니까 확 와닿는게
바로 사람만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매일 똑같은 장소, 똑같은 사람들, 똑같은 상황의 연속일 뿐이다.
분명 혼자가 편한데 마음은 외로운 이상한 증상이 생겨버렸다.

도대체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
여행을 가면 괜찮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