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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일기

안녕, 나의 첫 자취방 (이사 D-5)

섬섬옥수씨 2022. 1. 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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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꿈꾸고 꿈꿔온
제대로 된 독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작년 봄, LH 국민임대를 신청했었다.
8월에 1차가 통과되어 서류를 제출했고, 12월에 최종 당첨결과가 나왔다.
사실 서류 제출하고 나서부터 이미 인테리어 플랜을 짜기 시작했다.
안 될수도 있는건데 무슨 자신감인지 될것 같은 느낌이었었다.


첫 자취의 시작

5월 어느 날, 나의 첫 자취방은 반지하였다.


아직 세입자를 못 구해서 과거형으로 쓰기 애매하지만,
아무튼, 나의 첫 자취방은 반지하였다.

이곳은 여러가지로 괜찮은 곳이었다.
1) 편의점이 근처에 있고
2)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4) 보증금과 월세가 나와있는 매물중에서 제일 저렴했고
5) 방이 꽤 컸으며
6) 부엌이 분리형이었다!! (미닫이문 처돌이로서 저런 레트로한 인테리어 포인트를 좋아한다. )
7) 반지하인데도 창문이 많았고 채광이 좋았다.

초여름이었는데도 너무 추웠다. 싸늘했던 나의 자취방.


보증금을 내고 바로 몸만 들어왔으므로 짐은 아무것도 없었다.
며칠을 이렇게 살다가 야금야금 짐을 옮겨오기 시작했다.

틀린그림 찾기


이때 이미 퇴사한 백수상태였어서 방을 꾸미는데 돈을 막 쓰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한창 LH 행복주택을 알아보고 있던 중이라 언제든 나갈곳이었기에 마음이 크게 가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살아가야 할 공간이었으니까요…


정이 가지 않았다. 아무리 내 물건들로 채워넣어봐도 내 공간인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이소에서 산 제일 저렴하면서도 심플한 용품들로 집을 단장했다.
보안은 중요하니까요…
부엌 작은 창문에 커튼을 달아주었더니 일본 어느 허름한 아파트의 갬성이 느껴졌달까나..?

자취템 남바 원. 가스렌지는 없어도 전자렌지는 필수.


이때 산 가전제품 할부가 아직도 남아있다. (´༎ຶོρ༎ຶོ`)
이때 도대체 무슨 돈으로 버텼는지 모르겠다.


이 집의 문제가 뭘까 생각을 해봤다.
아무리 멋지고 예쁜 물건을 두어도 내 것 같지가 않고 겉도는 느낌인거다.
빈티지한 옷걸이를 사서 달았는데, 절망적이었다.
완전 안어울리는거지 뭐야.
칙칙한 하늘색 벽지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돈을 쓰지 않고 열심히 집을 꾸며요.


뭔가 돈을 쓰기 애매한데, 필요한게 있을땐 직접 만들었다.
뜨개질로 은근히 많은 생활용품을 만들수 있다.
잡동사니를 담을 주머니, 휴지케이스, 마크라메 장식소품, 냄비받침, 티코스터 등등..


그래도 제법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 괜찮았다.
달콤한 티와, 노란색 조명, 잔잔안 음악과 독서.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밤새도록 보는 여유.
백수가 아니었다면 절대 먹지못할 새벽의 불닭볶음면.
잊지못해.
불닭볶음면은 진짜 맨날 먹음.


반지하 특유의 음습하고 쿰쿰한 냄새때문에 입맛이 떨어져서 밥을 잘 안해먹었지만
그래도 이 부엌 공간을 꽤 애정했다.
간단하게 재료를 손질할때 조리대로 쓰기 넉넉한 공간.
하지만 싱크대 청소를 하면 쇠냄새가 너무 나서 다시 입맛이 떨어지곤 했다.

오랑이랑 오순도순 티비도 보고

시스터가 만들어준 반찬을 싸온날엔 밥도 잘 챙겨먹었다.

반지하에서 하늘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건데


이 집은 하늘도 보인다.

그러니 어서 이 방을 구하세요!
월세가 20밖에 안한다구요. 세입자 왜 안들어와.
부동산이 집주인이랑 짜고 방을 안 내놓은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방이 안 빠진다. (망상인가)
12월 말에 내놨는데 아직 1월이니까 내가 넘 급한거지?


오늘은 침대를 당근마켓에 팔고 냉장고를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집을 나올때 분명 냉장고에서 새 가전기기의 냄새가 났었는데
저번주 월요일날 짐정리하러 갔을때 열어보니까 음식쉰내가 나는거다.
개충격.
대부분의 냉동식품들의 유통기한이 훌쩍 지나있어서 미련없이 음쓰봉에 담아 버렸다.

야금야금 옮기고, 새로 사고 해서 채워졌던 나의 첫 자취방이 다시 비워졌다.
짐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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