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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일기. 저녁은 고기먹자!! (정인이한테 버블커뮤 답글 달리다´༎ຶོρ༎ຶོ`) 본문

2023/덕질

덕질일기. 저녁은 고기먹자!! (정인이한테 버블커뮤 답글 달리다´༎ຶོρ༎ຶོ`)

섬섬옥수씨 2023. 1. 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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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얼마 지나지 않은 오늘,
성덕의 길로 0.00001 발자국 가까워지는 경사가 일어났습니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오늘 일기는 존댓말로 써야겠어요.

여느 때와 같이 찍은 퇴근 하늘

동지가 지나고 나니 해가 다시 길어졌다.
6시 정각에 건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눈 앞에 주황빛 노을이 펼쳐지는데,
날짜만 다른 똑같은 사진이 몇 십 장이나 있다며 투덜거리면서도 매일같이 하늘을 보고 감탄한다.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의 그라데이션은 언제봐도 질리지가 않는단 말이죠.

그러던 오늘은 수상한 위치에 수상하게 빛나는 별이 있었다.
엄청 크게 빛나는 점이 하늘에 가만히 떠있었다.
UFO일거다, 별이다 논쟁을 했는데 비행기였다.
아주 수상하고 신기하게 날으는 비행기였다…

아무튼, 그렇게 여느때와 다를것 없이 사진을 찍고
버블커뮤에 별 기대없이 노을사진과 퇴근인사를 남겼는데…

두 눈을 의심하다.

기대 할 생각조차 없이 쓴 글이었는데
바로 답글알림이 뜨길래 ‘오? 누가 등장했구만’하고 보니까 음… 내가 쓴글이여?

노을 이쁘다 ㅎㅎㅎ 저녁은 고기 먹자!!

마지막에 ’오늘 저녁 메뉴는..!!!‘이라고 썼는데
정인이가 오늘은 고기먹으래요. ㅠㅠ
저 몇 마디가 이렇게나 따수울 수 있나요.

대박+소오름+감동+전율인게 뭐냐면
내가 쓴 글이 그 시간에 처음으로 답글 달린 글이란거다.

이미 삼겹살이 집에서 나를 반기고 있었지요.

그렇잖아도 오늘 고기 먹으려고 했는데 정인이가 고기먹자고 해서 광광 주먹울음.
우리 고기 텔레파시 통했어…!

고기는 먹을 만큼 소분해서 냉동실에 얼려놓습니다.

35,000원어치 냉장삼겹살.
그날 눈이 홰까닥 돌았는지 망설임없이 주문해버리고는 내내 너무 비싸다고 미쳤지하고 있었는데, 막상 보니까 양이 생각보다 많다.

삼겹살 한 줄 반, 새송이와 양파

집에서 각잡고 고기구워먹는건 처음이다.
맹구님이 미니화로 있으면 생각보다 좋다고(별게 다있네) 해서 미니화로 살말살말 고민 중이다.
후라이팬은 노릇노릇함이 뭔가 아숩단 말이지.

그렇게 노래부르던 구워먹는 고기.

앗, 쌈장에 사이다를 넣었어야 했는데 깜박했다.
원래 그냥 대충 구워먹으려고 했는데,
정인이의 고기먹자는 그 한마디에 잘 가지 않던 집근처 마트에서 채소도 사고, 양파절임도 부랴부랴 만들어서 한창 차리고 말았다.
귀차니즘을 이기게 하는 말 한마디.
이런게 사랑이라면…

그와중에 고기 존맛탱이요.

점심시간에 맹구님이 문경약돌삼겹살을 그렇게 외쳐대길래 아니 얼마나 맛있길래요-하고 사본건데.

1. 기름이 안 튄다
2. 냄새가 안난다 -> 대박임
3. 식감 죽임

남은 삼겹살로 맛있게 요리해서 먹어야지.

———————-
버블커뮤에서 눈팅도 많이 하고 글도 간간히 올리면서 든 생각은, 내 글들은 그저 공허한 외침같은 것일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답글이 달릴 수 있는건지 질투나고 부러웠는데, 점점 그 마음이 일상적인 영역까지 침범해서 집착으로 변하는 기분이었다.
웃긴건 그러면서도 힘이 되는 원동력도 됐다.

그래서 결론은
건강한 덕질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