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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만든거

하리보몰드로 하리보젤리 레진만들기 :-D

섬섬옥수씨 2021. 7. 30.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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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귀탱이다. 졸귀탱 몰드인 것이다!
하리보 얼음틀을 보는 순간 나에게 영감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조색제를 넣어 곱디고운 영롱한 컬러의 레진을 몰드에 부어 램프에 굳히는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당장 만들어보지 않으면 굉장히 마음이 찜찜하고 완성샷이 궁금해서 잠이 안올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 곰젤리 레진파츠를 수제로 만든 기억이 난다.
점토로 곰젤리 모양을 빚어서 오유마루 점토로 몰드를 뜨고, 주제+경화제 레진으로 파츠를 만드는 그런 귀찮은 작업을
했었더랬다.
9자핀까지 달아서 겁나게 싸게 팔았는데 그걸로 귀고리 만들어서 파는거 보고 현타와서 때려쳤는데, 요즘은 그냥 플라스틱 파츠 자체를 팔아서 이제 수작업 레진파츠는 사지도 않겠구나 싶다. ㅋㅋ 아련한 추억이다.

거두절미하고 완성샷부터 보자.

광택이 장난 아니쟈나.


이 몰드를 보고선 어떤 스타일부터 먼저 만들어볼까 엄청 고민을 했다. 욕심으로는 유니크하게 펄을 넣은 그라데이션 곰젤리인데, 처음 써보는 몰드라 망할수도 있고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왠지 오리지날의 멋을 먼저 맛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진짜 곰젤리 컬러를 구현해서 만들어봤다.
딸기맛, 레몬맛, 사과맛, 파인애플맛.
난 파인애플맛을 제일 좋아해서 조색할때 초집중했다.
그나저나 만들어 놓고 보니까 하리보 곰젤리에 들어있는 맛이 네 가지 밖에 안됐던가? 싶었다.
왠지 하늘색 소다맛이랑 보라색 포도맛도 있어야 될것 같은데 맛이 저것밖에 없다규.
아 쓰는김에 오늘 파란색, 보라색버전도 만들어야겠다.
생각만해도 귀엽잖아!
투명하고 영롱한게 여름 분위기랑도 잘 맞아서 키링으로 만들면 좋을것 같다. ㅇ<-<
역시 몰드를 써야 망하지 않는다. 완성의 디테일이 다르다.
장인은 도구탓을 하지 않지만 좋은 도구를 쓴다. ㅇㅅㅇ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는 고민중이다. 원래는 그냥 장식용으로 세워두려고 했는데, 처음 만든거라 마감이 엉성해서 뭔가 마음속 채워지지 않은 완성의 느낌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3시간이나 걸려서 만든걸 구석에 처박아둘수는 없다. 9시부터 만들어서 12시에 마무리를 했다.
만들기는 참 간단한데 시간이 왜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
냉장고 마그네틱을 만들까 생각중이다. 뭔가 일상에서 가까이 활용하고 싶단말이다. 쀼쀼
인터넷에 검색해보니까 곰젤리 마그네틱을 팔기도 하는것 같던데, 이건 사이즈가 더 크니까 왕귀엽겠다.


만드는데 사용한 재료는 uv레진(달의레진)과 조색제, 탑젤매니큐어다.
말랑말랑하게 굳는 구미레진도 있긴한데 양이 너무 적어서 저번에 몇번 안썼는데도 벌써 얼마 안남았다. 띠로리
곰젤리 만큼은 꼭 구미레진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심지어 왕하리보젤리 레진을 만든다고 남아있던 레진도 다 써버렸다. 거의 다 썼다.
또 뭐 만들고 싶은데 꼭 영감 떠오를때 재료가 없다.
광택은 탑젤로 마무리했다.
원래 키링파츠로 만들거나 했으면 구멍내서 9자핀을 박기 때문에 탑젤을 바르기가 쉬워서 깔끔하게 마감할수 있는데, 이건 잡을 곳이 없어서 탑젤을 앞뒤로 나눠서 발라 구워줬더니 옆면에 흘러내린 굴곡이 생겨버렸다. 나의 실수.
다음엔 구멍을 뚫어서 어디에 꽂아서 구운다음에 구멍을 메꿔주는 방법을 써봐야겠다.
취미로 만드는건데도 참 연구하게 된다. ㅋㅋ
만든거 팔려고 해도 노동값도 안 돼서 때려침.
시급 생각해보면 만들어서 파는것보다 기성제품 뚝딱해서 만드는게 쌈 ㅠㅠ

색감은 솔직히 딸기맛이 레전드. 영롱함이 장난 아니다. 내가만들었지만 너무 귀여웡.


곰젤리 모양이라 쪼그만 곰젤리같아 보이지만 크기가 보기보다 크다. 얼음을 만든게 아닌지라 몰드의 반만 레진을 채워서 만들었다. 실제로는 몰드가 꽤 깊어서 얼음을 얼린다면 더 큼직한 느낌일 것이다.
저걸 당장 시원한 사이다에 동동 띄워도 어색할것 같지 않은 비쥬얼이지 않은가.
탑젤을 발라서 디테일이 많이 사라졌지만 곰젤리 모양은 확실하게 잘 나왔다. 왕귀여워!!! 진짜 이걸로 뭐 만들고 만다.
일단 냉장고 마그네틱을 만들어야지.
냉장고에 냄비받침을 걸어놓고 싶었는데 잘 됐다.

정품 하리보몰드를 사용해서 진짜 곰젤리 모양 그대로다.


사진상으로는 그렇게 커보이진 않는것 같다. 근데 진짜 일반 하리보곰젤리보다는 크다. 확실히 커서 귀엽다.
어렸을때 크고 투명한 무언가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투명하고 반짝이는거를 엄청 좋아해서 수집하고 그랬었다. 근데 지금은 더 환장해서 이제 직접 만들기까지 하네.
예쁜 쓰레기같지만 기분이 좋다.

완벽한 젤리 뒷면의 곡선. 불이나는 사포질의 결과.


이 동그랗고 매끈한 진짜 젤리같은 모양을 만들기 위해 손가락에 불이 날것같은 사포질로 깎아줬다.
자동으로 갈아주는 기계(이름 뭔지 몰라서 검색도 못해보겠음) 있었으면 뚝딱인데, 심지어 손톱가는것도 어디로 갔는지 없어져서 종이사포로 갈았다. ㅋㅋㅋ
진짜 뜨거워짐. 내 손꾸락.
하지만 탑젤을 발라 마무리 했을때의 저 완벽한 젤리의 곡선을 보면 사포질 과정을 생략할수가 없다.

파인애플맛 곰젤리 컬러를 구현하기 위해 세밀한 조색이 필요했다.


그리고 흰색 파인애플맛 젤리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흰색 에나멜 아주 조금과 노란색 조색제를 아주아주 조금, 조심스럽게 섞어서 색깔을 만들어줬다.
아주 만족러운 파인애플맛 곰젤리 레진이 완성되었다.
뒷면에 사포가루가 기포구멍에 검게 박혀버려서 조금 망했지만 ㅠㅠ 앞면만 보면 완벽해서 뒷면을 가릴 뭔가 방법을 찾고있다. 역시 자석을 붙여서 온전히 앞면에만 집중할수 있게 해야겠다.

uv램프에 굳히는중..

첫 도구와의 시작은 늘 조심스럽다.
그리고 역시 처음 사용해보는것 답게 여러가지로 조금씩 모든 단계에서 망했다.
일단 레진이 파인애플맛 젤리 말고는 한번에 경화가 안됐다.
램프가 5w짜리였나 그랬고 레진이 너무 두툼한데 조색제때문에 빛 투과가 잘 안된건지 밑부분 경화가 완전 안되는거다. ㅠㅠ

아무튼, 결국 경화시키다가 레몬맛 레진은 안면이식을 해줬다… 몸통 따로 앞통수 따로 이어 붙였는데 어차피 탑젤로 두툼하게 마무리 해주니 경계면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첫 도구와의 시작은 늘 이렇게 어렵다.
다음에 만들땐 조색제를 진짜 조금만 넣어야겠다.
그라데이션 곰젤리 파츠도 만들고 싶다. 레진 새로 사야되나.

그라데이션없이 단색으로 만드는 레진은 그냥 섞어쓰는 레진을 써야하는걸까 싶다. 근데…
1) 주제+경화제 비율 맞추는것도 귀찮고
2) 하루종일 기다려야되는거,
3) 변색되는거 등등 단점이 너무 많다.
그대신 레진이 치명적으로 싸긴 함. 변색 안되는 섞어쓰는 레진은 없는건가. 찾아봐야겠다. uv레진도 변색 되는것 같기도 란한데 지금까지 만든건 다 멀쩡해서 비싸도 uv레진만 쓰게된다. 돈지럴인가.


몰드에서 굳힌 레진 뺄때 쾌감 장난 아니다. 이 맛에 레진공예를 한다.
페이크스위츠 자체를 엄청 오랜만에 만들어봤는데 옛날생각 무지 난다. 그때 한창 미니어쳐 카페랑 블로그에서 활동하던 시기라 네이버 메인에 뜨기도 했는데 흑흑.

사실 몰드에 레진 붓고 uv램프에 굳히는게 끝이긴 하지만,
뭔가를 만드는것 자체가 오랜만이다.
백수가 되고 시간이 많아지면서 다시 취미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사실 점토나 레진을 다시 만지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한번 빠지면 끝도 없을거란걸 알아서. 미니어처나 레진공예는 만드는건 재밌는데 만들고 나서 둘곳이 없다.

그래도 만들기를 멈출수는 없다.